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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화륵- 자유로운 양파는 꿋꿋하게 은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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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ncntrjin 2021. 11. 20.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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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화)

- 5분 자유 글쓰기
발돋움에 대하여. 죄책감에 대하여. 뜨거움에 대하여. 무거움에 대하여. 모든 것은 발생하고 사라짐을 반복한다. 그것을 알지라도. 따라서 우리는 현상 뿐만 아니라 그에 수반된 혹은 뒤따르는 행위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을 찾으려 눈을 치켜 뜨고 고개를 돌려야 한다. 걸음을 떼어야 한다. 관찰자에서 당사자로 변모하기를 주저하면 안된다. 그래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렇게 목격한 것들을 잊지말고 기록하자.

- 감사 일기
1.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에게 연락을 두번이나 받았다. 잊혀지지 않는 마음이 있어서 감사합니다.
2. 두려운 마음에 집어 삼켜지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았다. 감사합니다.
3. 오늘 하루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발휘해 보았다. 감사합니다.


11월 11일 (목)

- 부라타 치즈
말랑하고 보드라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모습의 부라타 치즈. 하지만 그 안에는 서로 엉겨있는 입자들이 꽉 들어차있다. 담백하고 입안을 감싸주는 맛의 부라타 치즈가 나와 닮은 것 같다.


11월 11일. 아침.
새벽을 채웠던 안개가 걷히고 있다. 식은 공기에 지지 않고 일어나 물을 끓였다. 언젠가 베트남에 다녀온 Y가 주었던 필터 커피. 집에 들이고 싶은 물건 리스트에 하나 더 추가해 본다.
스트레칭. 창을 활짝 열고 아직 습기가 가시지 않은 공기를 마셔본다. 어제는 H가 오랜만에 차갑지만 춥지 않은 공기를 눈감고 느껴보았댔다. 그 말이 자꾸 생각나서 나도 그래보기로 한다. 차갑지만 춥지 않아. 습하지만 무겁지 않은 아침을 열었다. 당신들 덕에.

L'Amour, Les Baguettes, Paris

[감사일기]

1. 그리워질 순간에 살고 있다는 생각은 떠올릴 수는 있지만 느끼기는 쉽지 않다. 그를 느끼게 되어 감사합니다.
2. 오랜만에 산뜻한 에너지를 받으며 아침을 열었다. 감사합니다.
3. 마음을 감싸 안는 음악을 만났다. 스스로를 무너뜨리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북돋아준 음악과 영상들에 감사합니다.
4. 고소한 커피와 안개 그리고 담요. Y, H, 신씨. 감사합니다.



11월 14일 (일)

[5분 글쓰기]
꿀. 꿀물. 따뜻한 꿀물.
감각. 몸의 감각.
새 물건. 헌 물건. 둘의 경계를 짓는 것.
아침. 흐림.
전철이 출발하는 소리. 세탁기가 웅- 하고 울리는 소리. 내가 듣고 싶은 건 음악 소리. 내가 보고 싶은 건 미술관의 사람들. 도서관의 책들.
나는 지금 감각하고 있다.

[현재 내 고민과 나에게 위로]

**브라타 치즈**

최근 하던 고민은 사실 풀려가고 있는 상황에 가깝다. 그래서 한 단계 상위 개념으로 존재하는 고민을 적어보겠다.
‘가벼워질 수 없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10년 쯤 한 것 같다. 늘상 무겁게 느껴졌다. 내 생각과 감정과 존재가. 그래서 가벼워지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아주 가벼워지고 싶은건 아니다. 핵심은 무거운 존재감을 가볍게도 다룰 수 있고 싶은 것이다. 이 생각을 할 때 매번 따라오는 단어는 관성이다. 물리적인 관성. 질량이 클 수록 움직임을 시작하는 것이 어렵고 큰 노력과 시간이 든다. 멈출 때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를 시작하고 수행하려면 온 마음과 힘을 쏟아부어야 하고 그렇게 몰입하고 나면 다시 벗어나기도 어렵다. 무거운 존재감을 가볍게 다루려면 힘이 좋아야 한다. 체력이 좋아야 한다. 체력이 좋으려면 꾸준해야 한다.

[감사일기]
1.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빨래를 돌리고 할 일을 했다. 감사합니다.
2. 가족들이 모두 건강하다. 감사합니다.
3. 어제 운동을 잘 하고 잘 먹고 잔 덕에 근육이 조금 더 생겼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스스로 칭찬**
1. 집념으로 핸드폰 끝내 구해내서 잘했어.
2. 불어도 영어도 사용해서 잘했어.
3. 건강하게 먹으려고 해서 잘했어.
4. 자기 자신을 탐구하려는 모습 잘했어.
5. 건강한 마음과 리듬 지속하려고 노력하는거 잘했어.


11월 16일(화)

[5분 글쓰기]
벌써 11월 후반전에 접어들었다. 기온은 한 자리 수를 유지하고 패딩을 꺼내입을 날씨가 맞다. 손이 시려워도 움츠려들지 말자. 추울 땐 더 달리자. 옷을 여러 겹 입고 언제든 입고 벗을 준비를 해놓자. 어깨를 쫙 피자. 창문을 열고 찬 공기를 삼키자. 그 때일 수록 번뜩이는 눈을 뜨고 힘주어 앞을 보자. 자주 청소하자. 더 많이 나가자. 추움이 아니라 차가움이다. 추움이 아니라 차가움이다.

[감사일기]
1. 발표를 준비하면서 전공지식의 주요 부분을 다졌으며 발표를 잘 마쳤다. 감사합니다.
2. 오지 않는 택배를 받으러 기다리고 짜증내기 보다 직접 몸을 움직여서 받아왔다. 그 때 할 수 있는걸 했다. 감사합니다.
3. 부모님에게서 겨울 코트와 생활용품을 전해받았다. 마음이 든든하다. 감사합니다.
4.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가서 동료와 '함께' 밥을 먹고 공부도 운동도 하였다. 이런 의지와 에너지를 이어나가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에 감사합니다.
5. 오늘 아침 피곤한 저를 이끌어주신 스노우볼님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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