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열시. Gare de l'Est. 기차 타고 슝. 그리고 도착역은 어디게~ Strasbourg! 보고싶은 친구 보러 가는 길에 잠시 들렀어요 호호.



첫인상. 추적추적 비가 왔고 난 그게 좋아.



짐 맡기고. 꺄눌레랑 바게뜨. 바게뜨 뜯어 먹으면서 걷다보니 커다란 건축물 발견 바로 스트라스부르 대성당. 무쟈게 크고 섬세하지 뭐에요? 무려 1015년에 착공해서 400년도 더 걸린. 독일 쪽 성당들은 이렇게 붉은 색이 많다고 들었어요. 첨탑은 유료라서 ^^; 안 올라갔지만 시내 내려다보는 광경이 볼만했겠어요. 스테인드글라스랑 오르간, 천문시계 등 안에 둘러만 봐도 멋졌어. 그 싫지 않은 성당의 촉촉하고 어두운 공기 마시면서 잠시 앉아있었다. 조금 편안해지는.

강 따라서. 예쁘네요.

ㅋㅋㅋㅋㅋ 아니 이걸 보세요 여러분. 2D 성당 이거 너무 귀여워. 뭐야진짜 ㅋㅋ 톡 하면 넘어가게 생겼는데. 뭐냐고요.



해 반짝 오분. 하필 이쯤에 필카 배터리 없어서 조금 언짢을 뻔 했다. 여분이 짐 맡기고 온 가방 안에 들어있어서 ^^~ 쩔 수 없지 이래서 완전 기계식 쓰나봐ㅎ 그래도 편한걸요


이내 비가 꽤 많이 내리기 시작했고 카페를 찾아 들어갔다. 아담하고 코지했음 ㅎ ㅎ 주인 아저씨께서 '원두 이거 이거 이거 있는데 뭐 할래?' 어쩌구 저쩌구. '춥고 조금 배가 허해서 라떼 마시려구요 이거랑 주세요.' 여기 라떼 맛있었어..!!! 책상이 좁지만 아무렴.
버스 시간이 다됐다. 잠깐 들렀던 동네. 잘 걷다 가요. 이제 진짜 도착지로!

독일로 가는 길. 기다란 구름을 따라 달렸다. 정말로 멋졌던 광경 가슴이 조금 뛰었던 것 같기도요.



버스 내려서 두리번 거리다가 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리난리 부르스. 소라를!!! 만났고요 ☺️😊😝 기차역에서부터 걸어걸어 집에 도착~! 늦은 저녁으로 구운 달걀 카레 해줬다ㅜ 진짜 존맛이었음.. 주스도 맛있었고~ 커피도~ 떠들다가 언제 잤는지 몰러ㅎ



담날 아침. 근처 마트에 가서 소포 보낼거 보내구 빵 사먹기. 독일에 왔는ㄷㅔ 베를리너를 먹어야겠쥬? 안에 딸기크림 같은거 들어감 단, 그 양은 복불복 ㅋㅋ 내껀 꽤 많았음



소라네 학교 가는길 무려 첫 등교였다는! 뭐 서류내러 가야했는데 그래서 인쇄소에 들렀다. 인더스트리얼ㅋㅋ 공사판과 귀여운 주택 또 작은 공원을 지났다. 오헝쥬에서 부이그로 통신사 바꾸고 프랑스 밖으로 처음 나왔는데 인터넷이 진짜 1도 안돼서 답답했다 ㅡㅡ. 텍스트 메시지 몇글자만 겨우겨우 보내지고; 계속 붙어있을거라 그냥 신경 안쓰기로 했다.


HfGK 내부. 학교는 근사했다. 멋있어 . . 정말 너한테 딱이야 ㅋㅋ 자기 취향 따라 잘도 찾아 왔다. 행정실 직원이랑 독일어로 솰라솰라하고 온 후. 독일어 신기하고 참 다르고 그 발음을 그렇게 잘 하는게 멋졌다.


학교에서 볼일 보고서 밥 먹으로 어디갈까~ 하다가 시내에 버거집! 와아 여기 맛집이었음 ㅋ ㅋ ㅋ 드뎌 맥주도 하나 마셔주구. 아니 버거도 버건데 감튀도 감튄데 고구마 튀김 저자식이 진짜 미친놈이었음요 ㅎㅏ.. 추가 요금 내고 먹을 맛 맞아요 진짜 인생 고구마 튀김임 지금 쓰면서도 꼴깍.. 그리고 옆은 남자화장실인데 ㅋ ㅋ 맥주 스테인리스 케그 으로 만들어놓은 소변기. 독일 와서 만나니까 더 웃기잖어ㅋ
요렇게 점심 먹고선 오후 동안에는 카페 가서 각자 할일 했다. 파리에서 온 사람은 노트북 할 수 있는 카페가 귀해요 감사합니다~ 나와선 우편 보내고 다른 큰 마트 쭈욱 구경했다 ㅋㅋ 아울렛 스타일 옷가게 마네킹들이 꽤나 본격적이라 재밌었다 ㅋㅋ


음료 사서 나왔는데 웬걸 해가 나왔잖어~ 해가 떴으면 바로 겉옷 벗어제끼고 맨살에 햇살 테라피 해야되는 유럽 거주자가 되었다 . . 바로 반팔 직행. 자연사 박물관 앞에 분수도 있고~ 동네가 확 예뻐보였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꽃밭. 종의 다양성. 이러면 세금 안아깝지 ^ ^ 내 뒷모습과 그때 찍은 것



큰길에서 이제 골목으로. 골목 귀여워 또 공사중. 차 뒤에서 나란히 태닝하고 있는 친구들 귀여워ㅋㅋㅜ 따숩니? 뭐라고 떠들고 그럴까 ㅎ 그리고 독일 놀러간 사람 특) 길가에 있는 병 보면 공병수거 가능한 놈인지 확인하게 됨. 빈병 보면 '이거 돈 아닌가?' 시전 ㅋㅋ 아쉽게도 쟨 아니었음 역시 바깥에 남겨져있는 이유가 있다. 제발 프랑스도 공병수거 도입 좀 제발... 환타는 아무리 그 이후에 다시 사서 마셔봐도 브뤼셀에서 처음 먹었던 그 감동의 맛이 느껴지질 않네 -.- 시원하질 않아서 그런가 물리는 맛에 그닥이었음ㅋ


오렌지 색. 머쨍이 외벽 앞에 칼스루에 쿨걸. 사진 막 찍어 다 찍어.
집에 가서 아직 해가 있을 때 창문 활짝 열고 아마 이케아 가구를 조립했던가? 재미있고 꽤나 힘이 들어갔다 ㅋ ㅋ 둘이서 해서 넘 다행이었음 내가 도와주고 완성하고 갈 수 있어서 기뻤다 ^^ㅎ 할수록점점 손발 척척 맞고 소라가 도면이랑 순서 보고 내가 돌리고 빼고 박고 주로 빌딩을. 언젠가 작고 간단한 것부터 나무로 된 가구들을 만들고 싶어. 힘들거 알지만 너무 재밌을 것 같단 말이죠. 끝끝내 다해버리고서 23시쯤 늦은 저녁.


미친 떡꼬치 해먹음 !!! 악.... 쌀떡이었던거 같은데 맞나. 떡 사이즈가 꽤 커서 쫠깃쫠깃하고 겉바속쫄. 움냠냠.
낮동안 뽈뽈 돌아다니고 힘 좀 쓰고 지친 나는 먼저 잠자리에 들었는데.. 당장 급하게 해내야 하는 일이 생겨서 새벽까지 열일한 소라. 2시에 봤던 책상 앞 모습이 6시에도 복붙한 듯 그대로 ㅋ ㅋ ㅠ '그래도 어떡해 해야지.' 그렇게 해내는 것을.. 나는 배웠다.


푹 자고 인나서 13시 쯤 아점 먹기 ㅎ 소라가 막례 할모니의 간장비빔국수를 해주었다. 어쩜 알차게도 장을 봐놔가지고 매번 모든 저녁을 맛있게 먹었음 흑흑 고마워라ㅜ 나도 담주에 알차게 장봐놔야지!



외출 준비 완~ 젤 먼저 할일은 공병수거 체험 ㅋㅋㅋ 캔 둘, 주스통 둘 이었는데 각각 0,25씩 해서 1€였다 ! 사람들 막 궤짝씩 가져와서 티켓 받고 바로 그거 이용해서 장보고 너무 좋아보였음. ZKM에 전시 보러 가는 길ㅋㅋ 금방 가는 길인데 구경하고 놀이터에서 그네타고~ 청설모 보고 어쩌구 하느라 한시간 걸렸나 그랬다 ㅋ ㅋ



ZKM은 사실 소라네 학교랑 붙어있어요 쏘쿨~ 살짝 출출하길래 카페서 후딱 먹자고 그냥 시킨건데 뭐야 기대 안했는데 당근케잌 왜 맛있어/? 비쥬얼은 그냥그랬는데 당근케잌 기대이상..! 당근케잌 잘하는 집은 또 높게 쳐줘야쥬.



아트&미디어 센터인 ZKM. 전시는 <Matter Non-Matter Anti-Matter> 제목부터 못참아!
존재의 전자화된 데이터와 그 가치. 그런 시장의 원리로 굴러가는 현시대. 미래에는 '가치'의 보존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할지. 자본주의적인 맥락 안에서 '비물질'이 자산적인 가치로 치환되는 일련의 과정과 그 속의 질문들을 던지고 보여주는 전시였다. 상당히 흥미로웠음!
"이미지는 관계적인 존재이다.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질 수는 없다. 이미지는 다른 주체와의 관계로서 규정된다. 이는 교환 가능성을 지님을 의미한다" - images as vehicles.
미디어의 물질성. 이는 상품 자체와 그것의 전달을 분리하거나 구분할 수 없음을 말한다. 비물질성 혹은 비실체성. 물질의 미디어화 반대로 미디어의 실체화. - Dematerialization of the art object
요즘 어디서든 핫한 것 같은 전시 주제 미디어 아트. 늘 관심이 가는 더 들여다보고 탐구해보고 발전시켜 나가보고 싶은 영역이다 . . ! 재밌었어 🥹



다 보고 나왔더니 게임관련 전시 중이었다. 남녀노소 즐거운 시대별 난이도별 종류별 게임이 수십가지~

줄을 만지면 소리가 나요. 아마 바닥이나 벽에 고정된 줄마다 진동 감지 센서가 있어 각 센서들이 받는 진동수나 진폭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이런 인터렉티브 전시 좋잖아 재밌잖아~ 바닥 기고 구르고 뛰고 미션임파서블 톰형 처럼 줄을 넘어다니고 그랬다 크크


집중도 있게 전시를 관람하고 배고파진 우리는 한식당으로 달려갔다. 와 . . 정말 훌륭했던 칼스루에 한식집 '소반'. 진짜 존맛이었음 뚝배기 불고기랑 불맛 미쳐버린 오징어덮밥.... 침 질질 꼴깍이다 나 완전 기절이다. 연신 찡그린 미간. 인기 맛집이라 자리 겨우 하나 잡았다 ㅎ 정신없이 맛있게 먹으면서도 고닥교 때 얘기를 했는데 흥미로웠다 ㅋ ㅋ 정말 그땐 그랬고~ 알고 있었지만 다시 돌아봐도 고등학생 때까지 난 좁은 시야로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하게 지냈던 것 같다 행운이게도. 재미도 내가 아는 만큼 공부도 그냥 재밌는 만큼. 그랬던 우리가 계속해서 춤을 추고 유학을 와서 서로 옆나라에 발붙이고 있다니. 4년전 내가 파리에 처음 왔을 때부터, 독일에 가기 한 달 전에도, 소라를 만나러 가는 길에도 만나서도. 늘 기묘하고 신기한 사람의 인연과 마음이라는게 십년도 더 넘은 우리 고등학교 시절부터 알게모르게 자라고 쌓여왔음이 실감 났다. 느슨했던 공백 톡톡 채우기.


파리에선 좀처럼 구하기 쉽지 않았던 분다버그 발견해서 집 걸어가는 길에 마셨다ㅎ 공사장 쇠파이프에 걸어서 땄는데 역시 적당한 힘조절이 관건! 해질녘 집으로 총총총.


집에 들어와서는 한국에서 도착한 짐1 을 풀며 머쨍이의 옷 구경을 했는데 꿀잼이었다 ㅋ ㅋ 옷 하나하나 어디서 샀거나 받았거나 요렇게 입었거나 작업에 필요해서 샀거나 사연 들으면서 만져보고 오올~ 이거 너무 재밌어서 컨텐츠화 해야된다고 중간부터 동영상 찍었는데 15분짜리다.

마저 짐을 풀다가 소라가 한국에서 받아 모아온 편지들이 있었는데, 여행의 모든 순간이 좋고 행복했지만 정말 매듭이 풀린건 이 지점이었다. 사랑해 마지않는 사람들, 무엇에도 침범당할 수 없는 믿음, 무조건적인 지지와 응원, 문장에 담뿍 묻어나오는 애틋함. 소라를 향한 친구들의 사랑은 그 바스락거리는 종이 위에 봉투 안에 끝 간 데 없이 담겨있었다.
상실했던 세상과의 고리, 유폐된 일기장, 파기되었던 사랑의 실존을 다시금 마주한 순간. 소라도 참고 있는데 내가 그만 눈물을 보였다. 그래 그런 마음들이 있었지. 그런 것들이 여전히 존재하겠지. 스스로와 사랑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지 얼마나 됐더라. 절멸했던 종류의 마음. 내게 전해주는 거대함과 진실됨을 읽더라도 오롯하지 못해 겉돌던 유막이 팡-하고 터진 것 같았다. 가장 가까이서 목격한 외람된 세계로부터의 위로였다. 바람이 달리고 빗물이 퍼지는 듯.
불구하고, 아득하던 다정함과 믿음 신의 약속 그런 것들. 이 밤엔 회생의 이불을 덮은 채 그 어느 때보다도 따순 잠을 잤다.



침대 너무 포근해서 바보같이 버스 시간 생각안하고 오전에 너무 늑장 부림. 그래서 플리마켓 진짜 거의 스치고 왔다. 디제이 누나가 틀어주는 음악 너무 취향이었는데 하ㅜ 조금 달려서 버스 타고 스트라스부르 도착~



칼스루에 유일한 기념품인 플리마켓에서 산 1유로 짜리 열쇠고리 장착한 꾸러미 ㅋ ㅋ 랑 점심메뉴~ 배불러서 디저트 나오는 것도 까먹고 그냥 갈 뻔 했지 뭐야


벚나무에 걸어놓은 샹들리에. 저러면 잘 팔리겠다 했음 ㅎ ㅎ 주먹 만한 꽃뭉치가 떨어져 있었다.

빈티지샵에서 둘 다 너무 자기 옷장에 들어가있을 법한 ㅋㅋ 자켓들을 만나서 하나씩 겟해버리고 ~ 진짜 그냥 입고 나가도 모른담서 ^^~ 둘 다 찰떡 피팅. 마침 바람이 좀 춥더라니 잘됐다 😙 시내 구경하다가 카페 갔다가 지난 나흘 브레인스토밍 정리하구 이제 빠이!



버스 떠나는 뒷모습은 보기 싫어서 시동 걸리자 자리를 떠났다. 뒤돌아 보지 않기! 몇 발자국만 더 더 의식한다. 그래놓곤 구조물 뒤로 가려지자 무거워진 발걸음에 멈칫하고 보일리 없는 버스의 방향을 흘깃거렸지만. 이제 나도 마무리하러.



기차역 방향으로 발 닿는대로 걷다가 사진 좀 찍구. 안녕 ~
창가 쪽 자리에 앉아 파리로 돌아가는 길. 차 안은 조용하다. 옆자리엔 열 살 쯤 되어보이는 아이가 따분하다는 듯 턱을 괴고 정면을 응시하다 엎드려 누워있다를 반복한다. 이따금 무언가 불편한 두 살 배기 작은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고 그를 달래는 여자의 손과 휴대폰 화면 속 영상이 다급하다.
Strasbourg를 출발해 Metz에 들러 15분 간 정차했던 열차는 이제 속력을 올리고 있다. 구분이 거의 되지 않는 검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땅에 박힌 나무나 주택들은 깊은 어둠을 띈 실루엣을 하고 있다.
목이 마르다. Karlsruhe 서너 번의 낮과 밤이 아직 소화되지 않은 채 가슴께와 목구멍, 눈썹 높이까지 넘실거린다. 무채색 옷, 비 맞는 우리가 교차된다. 옆동네 프랑스와는 어떤게 다른지, 점 두개가 머리 위에 얹힌 알파벳은 어떻게 발음하는지 짚어본다.
"이 사람들 좀 봐. 고작 일차선인 도로 앞에서 초록불이 꺼지자마자 멈춰섰어. 이 투철한 준법 정신!"
"Dies ist Deutschland!"

19년 3월 내가 아직 파리 겨우 한 달 차였던 시절, 졸업을 앞두고 파리에 왔던 소라. 돌아온다던 그때의 계획을 실현시키기까지 이만큼. 정말 상상이나 했던 이번 만남과 여행을 4년 전 우리는 슬쩍 엿봤던걸지도.
축축한 파리로 도망쳤던 날들로부터 우린 그동안 얼마나 멀어졌나. 4년 간 엎어지고 일어나면서 더할 나위 없는 우리가 된 것 같아. 나는 지금에 앉아 있고 네 쪽으로 간다. 그리 멀지 않은 동쪽으로
동쪽에 다녀온 나는 어떻게 됐게요. 얼만큼의 용기를 주워왔게요. 이 서너 날을 우린 몇 년 뒤까지 얘기하게 될까. 몰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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